본문 바로가기

Movie

영화 업그레이드 (upgrade), 명작을 지나칠 뻔 했다.


되게 오랜만에 영화관에 가서 본 작품. 만약 이 영화가 실망스러웠다면, 난 또 영화관에 1년간 발을 놓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영화의 배경은 매우 먼 미래를 바탕으로 한다. 주제는 인공지능에 관한 이야기




이야기

자동차 정비일을 하지만 일이 들어오지 않아 백수와도 다름없는 주인공과 대기업에서 근무하는 아내는 평소처럼 단란하고도 평범한 일상도중 무언의 사고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들이 소유하고 있던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자동운전 기능에 이상이 생겨 자동차는 뒤집혀지는 바람에 두 부부가 사고 후 잠시 정신이 희미한 사이 모르는 아저씨들이 갑자기 그들을 구해준다면서 꺼내주지만

알고보니 이들이 무장강도로 보여지는 놈들이었고, 갑자기 아내는 죽이고 주인공은 반신불구로 만들어 돈을 탈취해 도주한다.




하루아침에 아내를 잃어버린 주인공은 범인이라도 잡았으면 좋으련만, 이에 대한 소식에도 진척이 없으니 자살시도까지 해가며 인생에 큰 회의감을 느낀다. 그러자 영화 초반에 주인공의 고객이기도 했던 큰 회사의 오너, 에론(eron)이 찾아와 자기가 만든 최첨단 마이크로 칩을 주인공의 몸에 박아놓으면 팔다리도 움직일 수 있고, 아내가 원하는 것은 죽는것보다는 새 삶을 사는것이라며 그에게 이 영화의 기점이 되는 제안을 한다.


에론 (eron), 덜 떨어진 듯한 캐릭터의 연기가 괜찮았다.




그가 만든 마이크로칩의 이름은 바로 스템(stem).


주인공이 극중 안에서 바퀴벌레라고 생겼다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생김새는 대충


이런식으로 생긴 마이크로 칩이었다.


주인공은 이 징그러운 놈을 수술을 통해 몸에 이식하게 되지만 나중에 알고보니 스템이 단순한 마이크로 칩이 아니라 인공지능 자체의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다 어마어마한 컴퓨팅(Computing)능력이 있어서 이와 함께 범인들을 잡아서 조진다는 이야기다.







초반엔 솔직히 좀 따분했다. 위에 적어놓은 이야기가 영화의 초반 자체이지만 초반에는 이렇다 하면서 재밌을법한 내용이 없다. 보는 이로 하여금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영화의 촬영기법이 매우 괜찮아서 보는것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그저 우울하고 영화에 대한 이해만 하는 단계이기도 해서 그런것보다도 이야기가 매우 뻔할것같은 생각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기 때문이었다.






영화 내에 모든 배우들이 훌륭하기는 했지만, 그중에서도 주인공인 로건 마샬 그린 (극중 그레이, Grey Trace) 의 연기가 정말 엄청나다..

얼굴만 따로 움직이는 연기
부자연스러운 연기
무감각적인 연기

아내가 죽어서 하염없이 슬픈 연기 등등


정말 엄청난 연기 스펙트럼이라 생각한다. 기억해두고 기대해볼만 한 가치가 있는 배우다.



아내의 원수중 하나를 정리하는 장면이다.


게다가 이 gif 영상이 짤막하게 설명해주는데, 영화가 아주 사이다에 유쾌하다. 외국영화에 비해 각본의 퀄리티가 심각하게 떨어지는 우리나라 영화의 특징중 하나는 고구마만 오지게 먹여놓고 그걸 다시 회수할 능력이 안된다는 것이었다. 이야기의 실마리를 던져놓고 해결은 안해주는... 강제 열린 결말을 경험하게 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아주 자연스럽게, 모든 이야기에 대한 마침표는 물론 센스있는 영상미와 반전까지 숨어있다. 스템 그 자체의 존재만으로도 철학적인 고찰마저 느낄 수 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라든지, 최첨단 무기라든지.. 그런 요소까지는 넣지 않았던 것이 다행스럽다고 느껴졌다. 이야기가 조금이라도 더 난해했다면 마이너스러운 SF영화로 그치지 않았을까.


뻔할 수 있는 이야기조차 창의적인 명작으로 풀어놓았다. 제작비가 겨우 50억밖에 들지 않아서 개봉한지 며칠 지나지도 않은 지금, 벌써 3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고 한다. 당신 역시 영화가 끝난 후에는 무언의 만족감을 안고 영화관을 빠져나갈것이라 확신한다.


지금 어떤 영화를 봐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첫번째로 이 영화를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