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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경 시험을 봤다.

광주광역시 기준이다.

광주지방경찰청도 겁나 외딴곳에 있다. 경찰청 세울 땅 사기 아까워서 그런가

징병검사서?는 기껏 인쇄해서 갔더니 지들이 가져간다.. 갈때마다 떼가야 한다는... 건줄 알았는데 재시험자는 나중에 징병검사서 면제된다.

약간의 수고와 피시방 인쇄비 500원과 이 나라에 태어난 것에 대한 노여움만 이겨내면 딱히 큰 문제는 없다.
(신분증은 말 안해도 기본이다.)


징병검사할때 자기 몸에 문제가 확인되었다면 병원에서 진단서를 따로 떼가야한다. 너무 오래된 진단서 가져가도 떨구는데 이건 알아서 하도록 하자. 기껏 이렇게 다 챙겨서 갔더니 시력 진단서가 작년꺼라고 광탈한 사례가 바로 내 옆번호였다. 그는 그 자리에서 바로 욕 박고 자리를 뛰쳐나갔다. (상남자 특)

인적성검사에 체력검사까지.. 불편한 바지만 입고가지 말자.
체력검사는 다음에 하는줄알고 긴 쫙끼는 면바지 쳐입고 갔다가 의경 시험 도중 '고혈압 증세 보이다 사망'이라며 뉴스 뜰까봐 조마조마했다.


인적성검사는 한눈에 봐도 정신이상한 애들 배척하고 구라치는 애들 떨구려는 의도가 보인다.
여기서 명심해야 할 것은, 자살을 시도해본적 있다. 같은 비정상적인 질문을 받았을 때 정말 시도해 봤다고 해도 아니라고 해야한다는 것이다. 비슷한 질문이 뒤에도 띄엄띄엄 나오는 것도 많으니 괜히 의사번복해서 인적성검사부터 떨어지는 불상사는 방지하도록 하자.

아, 그리고 기다리는 시간이 엄청 기니까 책이라도 들고가자.. 핸드폰 가져가서 허구헌날 만져봤자 무슨 재미겠는가.

체력검사는 일정의 순서가 있다.

1) 문신 있는지, 그 외에 장애사항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팬티만 입고 검사관이 훑어본다. 멀리서 볼때는 내가 여기까지 와서 저런것까지 해야하나.. 하는 생각과 자괴감같은게 들지만 막상 하면 별거 아니다.

2) 멀리뛰기를 한다. 이것 역시 별거 아니지만 열에 하나는 떨어지는 것 같다. 줄 닿으면 좋 떼니까 더 멀리를 바라보고 뛰도록 하자. 정말 가차없다.

3) 팔굽혀펴기, 윗몸 일으키기를 한다.
다른데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광주에선 20번씩 했다. 사람에 따라 표정이 죽을맛인 사람을 보긴 했어도 실수같은게 아니라면 떨어지는건 드물다.



광주만 하더라도 30명 뽑는데 지원자가 천명이니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자신감은 가질 수 있어도 기대는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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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 이후의 나는 고작 32명밖에 없는 합격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원자가 약 1000명, 32명 뽑히는 시험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최종 합격이 되었다.

내가 이렇게 운이 좋을때도 있구나 싶었다. 왜 뽑힌거지? 싶을 정도로 대충 생각했거든.

기대를 조금조차도 걸기가 힘들었다.

애초에 경쟁률이 1000:30 인데 기대를 할수가 없다. (대기업 경쟁률 수준..)

그래서 합격발표 이후 5분 정도는 기분이 한마디로 째진다.

하지만 의경도 결국 군대라는 생각에 5분이라는 골든타임 이후에는 감정선의 변화따위 없다.




친구의 권유로 재미삼아 한번 해본 시험을 합격해버리니 얼떨떨하기도 하다.


8번 신청하고도 떨어지고, 13번 신청하고도 떨어지는 등의 극악의 확률을 보이는 모집시험인데다 모집조차도 랜덤이기 때문에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가벼운 마음으로 보도록 하자.


+ 의경은 2022년에 폐지된다. (참고)